인도를 국빈 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오후 뉴델리 인근 ‘노이다 삼성전자 제2공장’(노이다 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났다.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의 첫 공식 행보가 문 대통령과의 만남이 된 셈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국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통상적인 ‘외교 활동’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이 끝나지 않은 이 부회장을 만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 부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아이엠(IM)부문장(사장) 등과 함께 참석했다. 노이다 공장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인도 시장을 겨냥해 6억5000만달러를 들여 스마트폰 생산량을 현재(월 500만대)의 2배로 늘리겠다며 증설한 공장이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은 행사장 입구에서 이뤄졌다. 입구에서 기다리던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자 다가가 두차례가량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악수했다. 그는 두 정상이 실내 행사장으로 걸어가자 뒤를 따랐다. 행사장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이어 문 대통령의 오른쪽 세번째 자리에 앉았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노이다 공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삼성전자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 공장이 됐다”며 “이 공장이 인도와 한국 간 상생협력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공장에서 처음 생산한 휴대폰 뒷면에 사인을 한 뒤 이 부회장과 다시 한차례 악수했다.

재계는 문 대통령의 이날 삼성 사업장 방문 및 이 부회장과의 만남을 두고 문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 친화적인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뒤 현대자동차 중국 충칭 공장과 한화큐셀 공장, 엘지(LG) 사이언스파크 개관식 등의 대기업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삼성 관련 사업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소득주도성장이 실물경제에서 잘 굴러가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기업 친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남겨둔 이 부회장을 문 대통령이 만난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 부회장이 납득하기 어려운 집행유예 판결로 풀려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문 대통령의 행보는 부적절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촛불시민들의 기대를 안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정권 차원에서 면죄부를 준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듯하다”고 논평했다. 

청와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순방 중인 대통령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주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통상적인 활동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행사는 모디 총리도 참석하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가지 않는 것이 외려 이상하다”며 “이 부회장을 만난다고 대통령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면죄부를 줬다거나 재계와의 화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청와대 참모는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8일 인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삼성전자의 인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41.8%로 1위인데, 40.9%인 중국과 경쟁이 치열하다”며 국외 진출 기업에 대한 격려 차원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축사에서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 여러분”이라고 했을 뿐 이 부회장을 언급하지 않았고, 별도 면담 일정도 잡지 않았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moon-jae-in_kr_5b436690e4b07b827cc2d9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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