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일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의 첫 키커로 나와 골을 넣은 후 포효하는 해리 케인.

한동안 월드컵에서 ‘6골‘은 마의 고지로 간주됐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서독의 득점기계 게르트 뮐러가 10골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고 1974년 서독 월드컵 때 폴란드의 라토가 7골로 깜짝 최다득점자에 오른 뒤 이후 월드컵 득점왕은 ‘마의 6골’ 근처에 머물렀다.

1978년 아르헨티나의 마리오 캠페스를 시작으로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의 파올로 로시(이탈리아), 1986 멕시코 대회의 게리 리네커(잉글랜드), 1994 미국 월드컵의 올레그 살렌코(러시아)와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 그리고 1998 프랑스 월드컵의 다보르 수케르(크로아티아)까지 모든 득점왕의 기록이 6골에 머물렀다.

이후 이를 최초로 넘어선 것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브라질의 우승을 견인한 황제 호나우두로, 그는 총 8골을 터뜨리며 남다른 감각을 자랑했다.

하지만 다시 골잡이들은 침묵했다. 2006년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2010년 토마스 뮐러(이상 독일)는 5골만 넣고도 최다득점자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는 혜성처럼 등장한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6골로 골든부트를 신었다.

결국 6골은 다시 ‘마의 고지’가 됐고 동시에 6골 이상만 기록한다면 득점왕에 오를 수 있는 일종의 마지노선이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일단 그 레벨에 도달한 이가 있다. 바로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간판 킬러 해리 케인이다.

12년 만에 8강에 올라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8년 만의 4강에 도전하는 잉글랜드가 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사마라에 위치한 사마라 아레나에서 스웨덴과 격돌한다. 돌아갈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천적을 만난 셈이다.

두 팀은 역대전적에서 7승9무7패 팽팽한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 잉글랜드 입장에서 스웨덴은 이상하게 넘기 힘든 벽의 느낌이 강하다.

잉글랜드는 지난 1979년 친선전부터 2002 월드컵 조별리그까지 대 스웨덴전 12경기 무승(8무4패)에 시달렸다. 2011년 친선경기(1-0 승)와 2012 유럽선수권대회(3-2 승)에서 2연승을 거두며 무승 고리를 끊어냈으나 가장 최근 맞대결인 2012년 11월 평가전에서 다시 2-4로 패해 고개를 숙였다. 아주 중요한 순간, 천적을 만난 셈인데 역시 시선은 케인을 향한다.

현재까지 득점레이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케인은 아주 순도 높은 결정력을 자랑하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1, 2차전에서 5골을 넣었고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1골을 추가해 총 6골로 이 부문 단독선두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은 체력안배를 위해 휴식을 취했으니 3경기에서 6골을 넣은 셈이다.

케인은 3경기에서 총 9차례 슈팅을 시도했는데 유효슈팅은 총 6번이었다. 골문 안으로만 공을 보내면 모두 골라인을 넘겼다는 뜻이다. 페널티킥 2골이 포함됐으나 월드컵이라는 공포의 무대에서 PK를 다 넣었다는 것도 전혀 폄하할 수 없는 기록이다.

이번 대회 최고의 창인 케인이 이제 천적의 방패를 상대한다. 스웨덴은 8강에 오르는 4경기에서 단 2실점에 그쳤다. 그 2실점도 조별리그 독일전에서 모두 기록된(1-2 패) 것이니 나머지 3경기는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는 뜻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힘과 높이의 수비벽을 과연 케인이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만약 케인이 스웨덴의 수비까지 뚫고 추가 득점에 성공한다면 ‘마의 고지’를 넘어 7골을 기록하게 되면서 사실상 득점왕을 예약할 수 있다. 추격자인 로멜루 루카쿠(4골)의 벨기에가 브라질을 꺾고 4강에 올랐으니 케인의 각오가 보다 특별할 수밖에 없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b407547e4b05127ccf22ac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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