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씨엘이 공연 일정으로 출국하자 포털에 온갖 기사가 쳐올라왔다. 제목은 대충 이렇다. 충격, 허걱, 근황, 건강.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 씨엘이 이전보다 살 찐 모습으로 나타나자 온갖 단독, 충격, 허걱, 허거걱, 허거거걱, 허거거거거거걱을 쳐붙이면서 기사를 써냈다. 심지어 CL맞아? XL아냐? 라는 개드립까지 쳐붙인다. 아, 내 인성은 그네들의 발 끝도 따라가지 못해.

 

 

8월 4일. 히든 싱어에 에일리가 나왔다. 귀신 같이 탈락했지만, 역시 에일리는 에일리야란 말이 나올 정도로 간지나는 무대를 선보였다. 방송에서 에일리는 “49KG일 때, 행복하지 않았다”며 마른 몸매를 유지하며 노래 연습을 할 때 너무나 슬펐다고 한다. 노래 잘하는, 노래로 승부하는 가수인 자신이 왜 마른 몸매에 집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너무나 행복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연예인들 정말 불쌍하다. 온갖 화장을 하고 하루에 달걀 3개 먹으면서 다이어트 한 다음에 나타나면 ”가수면 노래를 잘해야지 무슨”, ”배우면 연기를 잘해야지 살이나 쳐빼고 있냐”, ”너무 말랐다”, ”징그럽다”란다. 이제 살 좀 찌면 “CL? XL!”, ”망했네”, ”자기 관리 실패했네”란다. 마르면 말라서 징그럽고 연기나 노래연습하라고 난리고, 자기 관리 조금만 실패하면 무슨 나라 망신시킨 죄로 원산폭격시키고 줄빠따 치듯이 키보드로 사람을 후두려 팬다. 선미와 여자친구 소원은 너무 말랐다는 사실 하나로 이상한 루머에 시달렸다.

뭐, 씨엘이 살찌든말든 뭔 상관이냐. 씨엘은 성공적으로 콘서트를 마무리했고, 팬들이 본인에게 바라는 멋진 퍼포먼스를 오지게 보여줬다. 에일리? 마른 지금보다 훨씬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단다. 언론사가 온갖 추잡스러운 기사 (방치였나, 변화였나 / 건강이상설 / 후덕해진 몸매, ‘화들짝’) 를 쳐보낼 때, 씨엘은 퍼포먼스로 자신을 증명했다.

 

난 나쁜 기집애야!

 

씨엘은 살찌든말든 씨엘이고. 에일리는 살찌든말든 에일리다. 그녀가 살이 쪄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해도, 지가 행복하면 훌륭한 음악이 나오기 마련이다. 남의 눈에 맞춰 살 뺀 에일리가 너무나 슬픈 상태로 보여준 퍼포먼스보다, 지금의 퍼포먼스가 더 아름다운 것처럼. 어른처럼 대하고, 사람처럼 대하고, 아티스트처럼 대하자. 살쪘네까진 그렇다쳐도 뭔 조롱이고 살빼라고 난리여.

사실, 만만한 게 여자 가수다. 영화배우, 드라마배우 밑에 있는 게 가수고, 그 중에서도 여자 아이돌은 최하층이라 씨엘은 데뷔 때부터 온갖 욕을 먹었다. 비주얼이 저러니까 실력파다, 비주얼이 왜 저러냐. 저게 무슨 아이돌이냐 등등. 그것마저 본인이 노린 수라면 모르겠지만, 씨엘과 민지 그리고 박봄은 그 자체로 훌륭한 아티스트지만 대중은 그들의 얼굴에 끝없이 손가락질했다. 그러고 다이어트하고 시술 좀 하고 그러니까 또 뭐라 그러고. 블라블라블라.

아이돌이라는 게 훌륭한 상품이고, 그 상품에 비주얼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지만 우리는 연예인들의 다양성을 전혀 인정하려들지 않는다. 모든 연예인은 말라야 하고, 모든 연예인은 코가 오똑해야 하고, 모든 연예인은 근육질이어야 하고 성형수술 티가 나면 안된다는 그런 고집. 매스미디어와 대중이 그려놓은 선에 약간만 어긋나더라도 들개처럼 달려들어서 승냥이처럼 뜯어먹는 군중심리와 언론까지. 캬. 완벽하다.

 

 

다시. 씨엘이 살찌든말든 뭔 상관이냐. 연예인은 활동기와 비활동기 사이에 간극이 크고, 그러다보니 찔 수도 있고 빠질 수도 있는 건데 이 맥락을 자르고 그냥 달려들어서 건강이 이상하다느니, 양현석과 불화 때문에 그렇다느니 온갖 가십을 만들어낸다. 그걸 소비하는 우리는 언급하지 않아도 뻔하고요.

뭐, 연예인이니까 당연한 거 아니냐고? 그래. 백 번 양보해서 연예인한테만 그래. 뭐 그렇다고 치자. 근데 그 손가락질이 TV를 가리키다가 우리한테 오잖아. 쟤 살쪘네, 쟤 뭔 일 있네, 어쩌고저쩌고. 기준에 들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로 사람 BBS만드는 그런 문화. 너무 지겹지 않아?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하하고, 비난하고, 아래로 두는 문화 자체가 너무나 고인물-friendly다. 결국 그 사회의 고인물이 선을 만들기 마련이고, 고인물이 싫어하는 특이점을 나쁜 놈, 열등한 것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사회 4050의 시선과도 매한가지다. 항상 튀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자신에게 죽창을 들이대지 않는 청춘들. 선 바깥으로 나아가는 독특한 사람은 좋지만 자신의 의견에 물음표를 던지면 알못으로 만드는 그런 거. 결국 권위주의고, 집단주의고, 획일화고.

다양성을 봐라, 북유럽 피스 킨포크 어쩌고저쩌고 이러면서 여전히 마른 45키로 연예인을 바라는 그런 거. 좀 이상하지 않냐. 정부 욕하면서 존내 한국 문화 구려요 ㅠㅠ 이러면서 여전히 쓰레기 같은 제목을 짓는 언론사도 매한가지고.

살찌든말든 그만 좀 뭐라 해라. 씨엘한테 치킨이라도 사주고 말하든가. 아, 씨엘은 돈 많아서 혼자 먹는단다. 살은 자기가 알아서 찌는데, 왜 옆에서 말들이 많아.

가 살이 쪄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해도, 지가 행복하면 훌륭한 음악이 나오기 마련이다. 남의 눈에 맞춰 살 뺀 에일리가 너무나 슬픈 상태로 보여준 퍼포먼스보다, 지금의 퍼포먼스가 더 아름다운 것처럼. 어른처럼 대하고, 사람처럼 대하고, 아티스트처럼 대하자. 살쪘네까진 그렇다쳐도 뭔 조롱이고 살빼라고 난리여.

사실, 만만한 게 여자 가수다. 영화배우, 드라마배우 밑에 있는 게 가수고, 그 중에서도 여자 아이돌은 최하층이라 씨엘은 데뷔 때부터 온갖 욕을 먹었다. 비주얼이 저러니까 실력파다, 비주얼이 왜 저러냐. 저게 무슨 아이돌이냐 등등. 그것마저 본인이 노린 수라면 모르겠지만, 씨엘과 민지 그리고 박봄은 그 자체로 훌륭한 아티스트지만 대중은 그들의 얼굴에 끝없이 손가락질했다. 그러고 다이어트하고 시술 좀 하고 그러니까 또 뭐라 그러고. 블라블라블라.

아이돌이라는 게 훌륭한 상품이고, 그 상품에 비주얼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지만 우리는 연예인들의 다양성을 전혀 인정하려들지 않는다. 모든 연예인은 말라야 하고, 모든 연예인은 코가 오똑해야 하고, 모든 연예인은 근육질이어야 하고 성형수술 티가 나면 안된다는 그런 고집. 매스미디어와 대중이 그려놓은 선에 약간만 어긋나더라도 들개처럼 달려들어서 승냥이처럼 뜯어먹는 군중심리와 언론까지. 캬. 완벽하다.

다시. 씨엘이 살찌든말든 뭔 상관이냐. 연예인은 활동기와 비활동기 사이에 간극이 크고, 그러다보니 찔 수도 있고 빠질 수도 있는 건데 이 맥락을 자르고 그냥 달려들어서 건강이 이상하다느니, 양현석과 불화 때문에 그렇다느니 온갖 가십을 만들어낸다. 그걸 소비하는 우리는 언급하지 않아도 뻔하고요.

뭐, 연예인이니까 당연한 거 아니냐고? 그래. 백 번 양보해서 연예인한테만 그래. 뭐 그렇다고 치자. 근데 그 손가락질이 TV를 가리키다가 우리한테 오잖아. 쟤 살쪘네, 쟤 뭔 일 있네, 어쩌고저쩌고. 기준에 들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로 사람 BBS만드는 그런 문화. 너무 지겹지 않아?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하하고, 비난하고, 아래로 두는 문화 자체가 너무나 고인물-friendly다. 결국 그 사회의 고인물이 선을 만들기 마련이고, 고인물이 싫어하는 특이점을 나쁜 놈, 열등한 것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사회 4050의 시선과도 매한가지다. 항상 튀는 사람을 좋아하지만, 자신에게 죽창을 들이대지 않는 청춘들. 선 바깥으로 나아가는 독특한 사람은 좋지만 자신의 의견에 물음표를 던지면 알못으로 만드는 그런 거. 결국 권위주의고, 집단주의고, 획일화고.

 

 

다양성을 봐라, 북유럽 피스 킨포크 어쩌고저쩌고 이러면서 여전히 마른 45키로 연예인을 바라는 그런 거. 좀 이상하지 않냐. 정부 욕하면서 존내 한국 문화 구려요 ㅠㅠ 이러면서 여전히 쓰레기 같은 제목을 짓는 언론사도 매한가지고.

진짜 살찌든말든 그만 좀 뭐라 해라. 씨엘한테 치킨이라도 사주고 말하든가. 아, 씨엘은 돈 많아서 혼자 먹는단다. 살은 자기가 알아서 찌는데, 왜 옆에서 말들이 많아.

 

*이 글은 필자의 브런치에 게재되었습니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b6a89d3e4b0b15abaa84c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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