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너 여친갤에 떴어" 아는 오빠에게 연락이 왔다

종일 커뮤니티 내 음란물 유포 방조죄에 대한 갑론을박이 피드에 떠서 죽죽 읽다보니 나는 또 커뮤니티와 관련한 내 경험담이 생각이 나는 것이다. 가능하면 경험썰을 풀면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방식 대신에 지성과 교양으로 똘똘 뭉친 글을 쓰고 싶다. 하지만 거기까지는 내 능력이 미치지 못하니 그냥 하던대로 경험썰이나 하나 더 풀어보련다.

15년 전이었나. 아는 오빠에게 연락이 왔다.

″진배야 너 여친갤에 떴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몇 번의 추가적인 질문과 답을 돌려 본 후에 알게 된 사실은 디시인사이드라는 커뮤니티에 여자친구 갤러리라고 하는 게시판이 있는데 그곳에 내 사진이 올라가 있다는 뜻이었다. 해당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여친갤에 들어가보았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더러운 말들이 여성의 사진들 밑에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어찌나 인기가 많은 게시판이었던지 하루에도 수십명의 여자 사진이 올라왔다. 이 곳에 내 사진이 있다니 믿을 수 없었지만 정말 있었다. 내 남친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올린 게시물이었다. 나의 특기는 뒤치기. 그러니까 섹스 잘하는 여친으로 소개되어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런 쪽으로는 멘탈이 강한 편이었고 별로 상처받는 타입도 아니어서 댓글을 달았다. ‘정말 이 여자 남친이세요?‘,  ‘이 여자는 어디 살아요?’ 답글이 달렸다. 한 눈에 알았다. 이 사진 올린 사람이 내 남친이 아니라는 사실을. 당시 내 남친이 구사하는 언어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났다. 나는 댓글로 작성자를 조롱했다. 그랬더니 이제는 본인이 직접 등판했다며 난리가 났다. 해당 게시물의 조회수는 높아져만 갔다. 내 싸이월드에서 퍼간 사진으로 올린 듯 했다. 나는 당시 일촌이 너무 많은 상태라서 누구의 소행인지 짐작할 수도 없었다. 그러려니 그냥 넘겼다. 여친갤에서 소비되는 여성이 진짜 내가 아니니까 좀 기분이 더럽긴 하지만 내 잘못은 아니지 않는가. 내가 아니면 됐지 뭐, 했던 거 같다. 그 뒤로도 나는 여친갤에 얼굴이 두 번이나 더 올라갔다. 그 때마다 아는 오빠들이 알려줘서 알았다 나중에는 또 올라갔나보네 하게 되었다. 더러워서 대응하기도 싫었다. 절대 주작이 아니다. 그때 알려준 오빠가 지금도 내 페친이고 그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도 이 글을 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에게 어떤 사진 한 장을 받았다 전라의 여성의 몸에 내 얼굴이 붙어있었다. 성인배너광고였다. 내 얼굴과 교묘하게 합성된 여성이 커다란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런 모양새로 인터넷 온갖 곳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더이상 그러려니 넘어갈 수가 없었다. 당장에도 욕이 나올 것 같은 문구와 함께 사이트의 주소가 적혀있었다 손을 부들부들 떨며 그 사이트로 들어갔다. 내 사진은 더욱 크게 전라로 노출되어 있었다. 당시에 그냥 정신이 나간 것 같다. 그 뒤로 며칠을 어떻게 지냈는지 또렷한 기억이 없다. 내가 정줄을 놓고 있으니 남자친구가 나섰다. 경찰에도 연락하고 항의도 하고 업체에 협박도 했다. 뾰족한 수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이 부분의 기억이 지금 흐릿하다. 지금 생각해도 그 남친 참 고마웠다는 것. 그것만 또렷하다.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당시의 나는 삶을 어느정도 놓았다. 저 배너사진을 진짜 나로 믿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 뿐이었다. 내가 앞으로 만날 사람들이 저 사진을 기억하고 있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 뿐이었다. 여친갤에 사진이 올라간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공포스러웠다. 이제 다 정리됐다고 했던 남친의 말을 믿었다 아니 솔직히 안 믿겼지만 믿어야했다. 그래야 내 삶에 내일이 있었다 당장에 싸이월드고 뭐고 내 사진이 올라있는 모든 SNS를 폐쇄했다. 안 그래도 예민한 성격의 나는 더욱 예민해져서 소심한 성격이 되었고 주위에 모든 사람을 믿지 않게 되었다 스스로의 기억에서 봉인할 만큼 그 시기는 내게 암흑이었다. 나는 아직도 성인광고에 등장하는 여성을 보면 구역질 비슷한 것이 올라온다.

그때 사람들은 왜 나를 위로하지 않았나.

왜 네가 이뻐서 그렇지 뭐 라는 성의 없는 말만 들어야 했나.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완벽하게 삶이 망가졌었다.

왜.

왜.

내 편은 없었나. 그리고 지금 내 편에 서서 더러운 커뮤니티에 젖은 남성들을 조롱해주는 이는 누구인가. 너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그러니 죽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래서 나는 급진적인 페미니스트들에 빚을 졌다. 모두 내 고통을 잊으라고 말하며 불편해 하기만 하고 있을 때 그들은 밖으로 꺼내어 피해자 편을 들고 가해자들을 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뜻을 함께 할 수가 없다 그들의 반지성주의와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많은 행동들이 그들과 척을 지게 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나는 그들에게 빚을 졌다. 내 주위 여성들이 요즘 글을 쓸 때 서두에 꼭 적는 말이 있다.

‘워마드 싫어하지만’   

하지만 내 주위엔 나와 비슷한 사정이 있는 여성들이 많을 것이다. 고맙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페미니즘을 꼭 이렇게 과격한 방식으로 이어나가야 하나를 생각해보면 언제나 처참하다. 그런데 그제서야 과거의 진배가 간신히 웃고 있다.

*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b6d3723e4b0bdd0620822db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아이폰X' 후속 모델명은 예상과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

9월이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 발표가 임박한 시기다. 올해도 어김없이 다양한 루머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IT전문매체가 ‘아이폰X’의 후속은 ‘아이폰XS’와 ‘아이폰XS 맥스’가 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놨다.5일(현지시간) 나인투파이브맥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아이폰X의 후속으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액정이 탑재된 5.8인치, 6.5인치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아이폰의 신모델은 기존 명명 방식과는 달리 ‘아이폰XS’ 그리고 ‘아이폰XS 맥스’가 될 것이라 전했다.‘아이폰XS’ 그리고 ‘아이폰XS 플러스(+)‘라는 이름이 붙을 거라는 예측을 벗어난 것이다. 애플은 지난 2014년 ‘아이폰6’ 그리고 ‘아이폰6+’ 출시 후에는 보다 액정이 큰 모델에는 ‘+’를 붙여 왔다.한편 아이폰XS 등은 오는 12일 출시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9월에 새로 나올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에 대한 루머를 모아봤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b9118eee4b0162f472a7271

강북삼성병원 故 임세원 교수가 남긴 말? #아주모닝 - 아주경제

강북삼성병원 故 임세원 교수가 남긴 말? #아주모닝아주경제[이시각 주요뉴스] 1. 강북삼성병원 故 임세원 교수가 남긴 말? close.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교수에 대한 추모 물결이 ...

한혜진이 수상소감에서 직접 연인 전현무를 언급했다 (영상)

’2018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버라이어티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받은 한혜진이 수상 소감에서 연인 전현무를 언급했다.‘나 혼자 산다’에 함께 출연 중인 전현무와 최근 결별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한혜진은 수상 소감 말미에 ”언제나 제가 힘들 때, 고민 많을 때, 제 옆에서 고충을 들어주는 전현무씨와 이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다. 객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오고, 전현무는 얼굴에 미소를 보인다. Related... [3줄 뉴스] 전현무 측이 한혜진과의 결별설에 입장을 밝혔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c281cd4e4b08aaf7a91151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