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치’는 실종된 딸을 찾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라면 이미 많이 봤고, 또 ‘테이큰’의 브라이언 밀스(리암 니슨)처럼 강렬한 캐릭터도 만나봤을 것이다. 하지만 ‘서치’는 딸을 찾는 아버지의 방황과 모험, 그리고 그의 감정이 모두 컴퓨터 모니터 상에서 보인다는 점에서 독특한 영화다. 그럼에도 고전적인 스릴러 영화의 매력이 담긴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아마도 영화를 본 관객들은 ‘서치’의 제작현장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을 것이다. 궁금증 몇 가지를 ‘서치’의 프로덕션 노트와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풀어보았다. 

1. 마우스 커서를 옮긴 건, 배우 존 조의 손이었을까? 

: ‘서치’는 윈도 XP와 OSX 10.11 엘 캐피탄이 설치된 데스크톱과 맥북 화면이 스크린을 가득 메우는 영화다. 한 가족이 ’윈도우 XP’의 사용자 등록으로 얼굴과 이름을 소개하고, 이후 컴퓨터에 기록된 일정과 메일 알림, 유튜브에 업로드된 영상과 SNS 사진들을 통해 이 가족의 사연을 보여준다. 컴퓨터 화면으로만 이야기 전개에 필요한 정보들이 보여지는데, 의외로 ‘서치’는 감정적인 울림이 크다. 폴더 깊숙이 숨겨둔 오래된 영상이 재생되는 순간, 과거에는 행복했지만 지금은 슬픈 추억이 떠오르고 그 영상 파일을 ‘숨기기’ 처리하는 마우스 커서의 움직임에서 아련함이 느껴진다고 할까?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저 마우스를 움직인 것도 주연 배우인 존 조의 연기였을까? 관객들은 마우스를 손에 쥔 배우의 움직임에서 어떤 감정을 느낀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존 조는 이 영화를 촬영할 당시 컴퓨터 앞에 있었지만, 컴퓨터는 꺼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구글에 검색어를 넣고, 마우스를 옮겨가며 딸을 찾은 아버지의 감정을 컴퓨터 화면에 담아낸 건, 감독이거나 다른 누군가일 것이다. 

2. 정말 맥북의 카메라로 촬영했을까? 

: 영화에서 배우의 얼굴이 보이는 순간은 컴퓨터 속에 저장된 영상이나, 유튜브 영상, 그리고 맥북의 ‘페이스타임’ 기능이 활성화되는 순간이다. 맥북 사용자라면 알겠지만, 실제 컴퓨터에 내장된 카메라로는 그 정도의 화질을 구현할 수 없다. 배우들의 모습을 촬영한 건, 꺼진 컴퓨터에 붙여놓은 고프로 카메라였다. 또한 아이폰을 비롯한 여러 대의 카메라로 배우들의 모습을 그대로 녹화하는 방식이었다고. 따로 “노트북 스크린처럼 보이는 LED 조명이 달린 리그”를 개발해 사용하기도 했다. 이런 촬영 방식에 대해 로즈마리 형사를 연기한 데브라 메싱은 매우 신기하게 생각했지만, 마곳 킴을 연기한 미셸 라는 “오히려 더 편안하게 느꼈다”고 한다. “제가 밀레니엄 세대이다 보니 이런 새로운 기술을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또 이런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방식 속에서 자랐죠. 솔직히 제 앞이나 제 손에 이런 휴대전화 같은 도구들이 있을 때 저는 훨씬 더 편안했고 연기하기도 더 쉬웠어요.” 

3. 컴퓨터로 컴퓨터 밖의 세상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  아마도 제작진에게 가장 큰 고민은 데이빗 킴(존 조)를 집 밖으로 내보내는 장면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였을 것이다. 딸의 맥북을 뒤져가며 딸에 관한 단서를 찾는 아빠 데이빗이 항상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 건 아니다. 그는 유력한 용의자를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딸이 실종된 위치를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이때 그의 컴퓨터가 놀고만 있는 건 아니다. 제작진은 길을 가던 행인이 찍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영상과 뉴스 영상, 아이폰 페이스타임 영상을 통해 집 밖에서 데이빗이 하는 행동을 보여준다. 하지만 컴퓨터 화면으로만 정보를 전달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영화는 다소 무리수를 보이기도 한다. 영화 속에서 딸과 문자메시지로 이상한 대화를 나누었던 남자의 집을 찾아가는 장면에서 데이빗은 그의 집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이 영상정보를 자신의 컴퓨터에 기록한다. ‘증거’ 수집의 목적을 알려주지만, 사실 굳이 이럴 필요까지는 없는 장면일 수도. ‘원칙’에 맞추다 보니 나온 무리한 설정처럼 보인다. 

4. 컴퓨터 화면을 연출하는 영화적인 편집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 컴퓨터 화면만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이지만, ‘서치’가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보는 영화인 건 아니다. 컴퓨터 화면 안에서도 중요한 정보는 클로즈업해 보여주고, 어떤 장면에서는 이메일로 받은 영상과 유튜브로 보는 영상을 교차 편집하기도 한다. ‘서치’는 후반 작업에서 일반적인 극영화에서 사용되는 기법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인 셈이다. 감독 아니쉬 차칸티는 ‘서치’의  후반 작업에만 약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촬영은 단 13일에 끝났지만 말이다.) 그는 이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았고,  실사영화를 촬영했으며 실사 영화를 애니메이션 영화에 포함시키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 그걸 다시 조정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배우들의 연기와 실제로 만든 세트를 제외한 모든 것은 다 편집 과정에서 더해진 것이다. 스크린 캡처, 웹사이트, 블로그 댓글, 문자 메시지, 디지털 뉴스 클립 등등. 심지어 영화에서 보인 구글 크롬(Google Chrome)의 경우 기본 브라우저 틀에서 시작해서 툴바까지 모두 제작진이 새롭게 만들었다고 한다. 

 

5.’서치’의 후반 작업은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졌을까?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우리에게는 가진 돈이 별로 없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서치’의 공동 각본가이자, 프로듀서인 세브 오해니언은 “후반 작업은 정말 미쳐가는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편집에 동원된 사람들은 촬영이 시작되기 7주 전부터 작업에 들어갔다. 인터넷에서 각종 저해상 이미지를 수집했고, 감독인 아니쉬 차간티가 모든 캐릭터를 연기하는 영상을 촬영(그가 마고 킴의 역할도 대신했다.) 한 후 이 자료들을 모아 “매우 추한 버전으로 전체 길이의 영화를 완성했던 것”이다. 이후 그들은 이 영상을 스텝과 배우들에게 보여주며 진짜 촬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더 큰 도전은 진짜 후반 작업에 있었다. “돈이 별로 없었던” 그들은 2대의 아이맥과 편집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는데, 아이맥이 계속 고장 났다고 한다. “편집자들에게 뭔가 요청을 할 때마다 그들은 20분 후에 다시 오라고 했다. 길고, 느리고 때로는 너무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모든 작업이 끝났을 때는 감독 아니쉬 차간티로부터 엄청난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 편집에 사용한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그램에 기록된 모든 타임라인을 캡처해 크게 프린트한 것이었다. 세브 오해니언은 “현재 내 아파트에 그 작품이 걸려있다”며 “나의 어머니는 그 타임라인 인쇄물이 뉴욕의 하늘을 인상적으로 그린 거라고 생각하셨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b8ce92de4b0162f47251ab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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