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함을 가장한 교회 내 성추행은  왜 흔한 일일까?

미국 현지시각으로 8월 31일, 미국 디트로이트 그레이터 그레이스 템플 교회에서열린 아레나 프랭클린의 장례식에서 추모곡을 부른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가 사회를 맡은 목사 찰스 H. 엘리스 3세에게 성추행당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아래 영상을 보면, 단상에 둘이 올라 이목이 쏠린 순간 그란데는 자신의 가슴 쪽을 파고 들어온 손에 긴장한 나머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떨군다.

이 일이 벌어진 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기사 중 하나는 패션 잡지 글래머의 ‘교외에서 자란 나는 아리아나 그란데가 추행당한 순간이 익숙하다’라는 폭로성 글이다.

이 글을 쓴 캔디스 벤보는 ”교회의 소녀들은 저게 어떤 순간인지 잘 안다”라며 ”우리는 일요일에 우리의 차림새에 대해 칭찬하는 척하며 평가질을 하는 교회의 목사, 집사, 나이든 남자들로부터 이런 일을 당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고 싶지 않은 포옹을 오랫동안 한다든지 내가 원하지도 않은 곳을 계속 만진다든지 할 때 우리는 아리아나 그란데와 같은 표정이 되어 당황해서 고개를 떨구고 어색한 미소를 짓곤 했다”라며 ”이런 행동이 교회 안에서 받아들여지고 잊혀지고 심지어 해도 되는 일로 여겨질수록 우리는 변화하는 몸을 안으로 숨겼고, 누군가의 손길에서 신랄한 굴욕감을, 성장하는 가슴과 몸의 곡선이 남자들의 ‘소비’를 위한 것인가 하는 배신감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이어 벤보는 장례식 이후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엘리스 목사의 지지자들이 ”원래 엘리스가 그런다”라며 두둔하고 나서고 엘리스 목사 본인은 ”친근하게 대했을 뿐”이라고 사과한 일을 거론하며 ”그런 반응이 바로 (교회에서 성추행을 당하고도) 우리가 말을 꺼내지 않은 이유”라고 밝혔다.

믿을 수 없겠지만, 일부 지지자들은 ”엘리스 목사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키 차이를 보라”며 ”허리를 잡으려는 것이 키 차이 때문에 가슴을 잡았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심지어 ”추모를 위해 교회에 가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복장이 문제”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목사의 추행을 감싸고 도는 지지자 혹은 성도들의 태도 교회 안에서의 권력 관계가 교회 내 성추행 피해자들의 입을 틀어막는 족쇄다.

같은 일은 한국의 교회에서도 일어난다. 2010년부터 2016년 까지 ‘전문 직군별 성폭력 범죄 검거 인원수’에 대한 경찰청 범죄 통계에 의하면 7년간 합계치가 종교인이 680명으로 가장 높고, 그다음이 의사, 예술인, 교수 순이다.(한국기독공보

또한 2016년 성폭력 가해자 중 중 3분의 1 가량이 종교를 믿는 사람이었으며, 기독교 성폭력 범죄자 수가 다른 종교에 비해 월등히 많은 4131건으로 드러났다. 

직업별 종교별 인구 분포를 고려하지 않은 통계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3대 종교가 대부분 ”남성 성직자 및 직분자 중심”이라는 점이 이런 수치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개별 사례를 자세히 보면 엘리스 목사의 성추행과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있다. 지난 2016년 서울 성북구의 한 교회 장로가 교회 수련회에 참가한 여중생에게 “넌 내 스타일이야. 넌 내꺼야. 밤에 생얼(맨 얼굴)을 보러 갈 테니 숙소 문을 열어 놓아라”라며 과도한 신체접촉을 한 사건이 있었다. 한겨레의 보도를 보면 같은 날 저녁에는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지기도 했다.

당시 이 장로의 행실을 알게 된 교사들은 만일에 대비해 피해자의 숙소 앞에서 불침번을 서기도 했다는데, 이점이 바로 의문이다. 왜 피해 사실을 공표하지 않고 교사들이 불침번을 서는 선에서 막아보려 했을까? 장로라는 위치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들과의 친분 관계나 부장장로라는 교회 내 지위 때문에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는 사정을 이용해 별다른 죄책감 없이 점점 추행의 강도를 높여갔으므로 그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친근감의 표시’라며 신체 접촉을 하는 행위가 교회를 망가뜨리고 있다. 벤보 기자의 기사에도 ”이래서 흑인 여성들이 교회에 안 간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b8cc272e4b0cf7b00378a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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