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10월 2일, 배우 최진실이 세상을 떠났다. 1988년 데뷔 이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스타로서 살았던 그녀의 죽음이 안긴 충격은 컸다. 어느새 10년 전의 일이다.

고 최진실의 10주기를 맞이해 그녀가 출연한 작품들 가운에 10개의 작품을 골라보았다. 1990년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잊지 못할 장면일 수도. 기억을 더듬어 보면 최진실과 함께 했던 시간이 꽤 길고 다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01. 신드롬의 시작

 

대중이 최진실의 얼굴을 처음 알게 된 건, 1988년 가을에 방영된 삼성전자 광고였다. 어느 신혼부부의 아내를 연기한 최진실은 이 광고에서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란 카피를 던진다. 광고 속 최진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사랑을 받았고, 광고에서 최진실의 목소리를 연기한 권희덕 성우도 함께 유명해졌다.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최진실 신드롬’의 시작이었다.

 

02. 배우가 된 최진실

광고로 얼굴을 알린 최진실은 이후 ‘조선왕조 500년- 한중록‘(1989)을 비롯해 몇몇 작품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다. 이후 배우로서 최진실의 존재감이 드러난 작품은 바로 ‘우리들의 천국‘(1991)이다. 메인 캐릭터였던 진수(홍학표)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는 ‘승미‘를 연기했다. 극중에서 승미는 진수를 비롯한 그의 친구들에게 다른 학교 학생이라며 자신을 소개했지만, 사실 거짓말이었다. 가짜 대학생에 불치병 환자이기도 했던 승미는 ‘우리들의 천국’ 전체 시리즈에서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 배우로서의 최진실을 각인시킨 작품이었다.

 

03. 만인의 연인이 된 최진실

1992년 방영된 드라마 ‘질투‘는 한국 트렌디 드라마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다. 청춘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에 몰두한 동시에 당대의 트렌드를 담아낸 이 작품은 당시 서울에 몇 개 없던 편의점을 대중에게 알리기도 했다. 최진실이 연기한 ‘하경‘은 그 시대의 표현을 따르자면, ‘당찬 신세대 여성‘의 이정표와 같은 인물이었다. ‘질투’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최진실은 당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스타가 되었다. 어느 정도였는가 하면, 최진실은 1992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시구를 했다. 연예인이 한국 시리즈에서 시구를 한 건, 그녀가 최초였다.

 

04. 로맨틱 코미디의 요정

TV광고를 통해 얼굴을 알렸고, TV드라마를 통해 당대 최고의 스타가 됐지만 최진실을 탐내는 사람은 영화계에도 많았다. 영화 데뷔작인 ‘남부군‘에서는 주인공 이태(안성기)와 인연을 맺는 다른 여성 빨치산을 연기했고,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에서는 박중훈과 함께 사랑스러운 동시에 징글징글한 신혼부부를 연기했다. 그 시절 그녀의 영화 가운데 대표작이 ‘나의 사랑 나의 신부‘라면 흥행작은 ‘미스터 맘마‘(1992)다. ‘질투‘에서 보았던 하경처럼 이 영화의 ‘영주’ 또한 당찬 신세대 여성이었지만, 대중은 최진실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와 매우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됐다. 최진실의 코미디는 이후 ‘마누라 죽이기‘(1994)와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1995) 등으로 이어진다.

 

05. 또 다른 신드롬

‘질투’ 이후 영화와 드라마, CF에서 최고의 스타로 군림한 최진실은 1997년 또 한 번의 신드롬에 일조한다.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별은 내가슴에‘를 통해서다. 최진실이 연기한 주인공 이연이는 만화 ‘캔디‘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 드라마의 캔디였다. 말 그대로 ‘청순가련’. 안재욱이 연기한 강민과 차인표가 연기한 이준희와 이룬 삼각관계의 꼭짓점인 이연이는 당대 모든 여성들이 부러워한 캐릭터였다. 유명 가수인 강민의 콘서트 장에서 갖게 되는 키스장면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06. 이번에는 눈물의 여왕

로맨틱 코미디와 트렌드 드라마에 이름을 새긴 최진실은 영화 ‘편지‘(1997)를 통해 눈물의 여왕이 된다. 먼저 죽은 남편으로부터 편지를 받는 여자의 이야기인 이 영화에서 최진실은 ‘정인’이란 캐릭터를 연기했다. 남편이 비디오 테이프로 남긴 마지막 편지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그녀의 모습에 당시 관객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

 

07. 요정과 여왕의 타이틀을 내려놓은 최진실

2000년대에도 최진실은 활발하게 활동했다.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로는 높은 시청률과 함께 연기대상을 받았고, ‘장미와 콩나물‘(1999), 영화 ‘마요네즈‘, ‘은행나무 침대2’ 등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어느새 대중이 바라보는 최진실은 과거의 요정이 아니었다. 40대를 바라본 30대 중반의 나이. 최진실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변신을 한다. KBS 드라마 ‘장밋빛 인생‘의 맹순이는 사람들이 알고 있던 최진실이 영원히 맡지 않을 캐릭터처럼 보였다. 두 명의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 하지만 외도에 빠진 남편에게 무시당하는 아내, 심지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여성. 최진실이 연기한 ‘지지리 궁상’에 전국의 시청자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며 열광했다. 이 작품으로 최진실은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배우로 다시 섰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bb31258e4b0d1ebe0e44b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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