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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현지 공장 노동자들이 재규어랜드로버의 위기를 증언하다

영국 버밍엄 인근 캐슬 브롬위치에 위치한 재규어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생산라인을 막 빠져나온 재규어 F-타입 차량의 전면 로고 위치를 수정하고 있다. 20017년 3월16일.

이번주 재규어랜드로버(JLR)가 솔리헐 공장의 생산을 2주 동안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사면초가에 놓인 재규어랜드로버 영국 버밍엄 공장 직원들은 ”공포와 불신” 속에서 일하고 있다.

솔리헐 공장 생산 중단 소식은 버밍엄 외곽 캐슬 브롬위치에 위치한 공장이 주당 3일 가동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온지 몇 주만이다. 재규어랜드로버 직원 4분의1 가량이 이 조치로 영향을 받았다.

재규어랜드로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브렉시트를 둘러싼 소비자 및 정부의 불확실성, 디젤 차량 판매 급감,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등에 기인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CEO 랄프 스페스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벌어질 경우 수만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할 수 있으며, 12억파운드(약 1조8000억원)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영국에서 4만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재규오 캐슬 브롬위치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검사를 받기 위해 이동중인 재규어 차량들. 2017년 3월16일.

 

10월22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발표된 생산 중단은 재규어랜드로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차량의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불확실한 상황은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 직원은 허프포스트UK에 말했다. 그는 매일 출근을 하면서 혹시 이게 마지막 출근은 아닐지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노동조합 역시 평범한 노동자들이 직면한 스트레스를 지적하며 현재 회사 내 분위기가 ”유독(toxic)”하고 ”어두워지는 잿빛 구름같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동자는 ”우리는 경영진에 지쳤고 그들에 대한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보통 언론을 통해, 그나마도 이런 저런 조각난 정보들을 접하곤 한다. (경영진에서) 매일매일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해 줄 만한 배짱을 가진 사람도 없다.”

″이건 정신적으나 육체적으로 사기 떨어지고 피곤한 일이다. 경영진에 대한 불안과 증오가 느껴지지만 ‘문제아’로 낙인 찍힐 게 두려워서 누구도 앞장서서 질문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이 노동자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이제는 누구도 그들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누구도 우리의 직장이나 미래에 대해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저 상품일 뿐이거나 혹은 아무 때나 껐다가 켤 수 있는 자원인 것처럼 논의되고 있다.”

영국 캐슬 브롬위치에 위치한 재규어 공장 벽면에 차량 한 대가 부착되어 있는 모습. 2016년 11월17일.

 

캐슬 브롬위치 공장의 노동자들만 실직에 대한 불안을 겪고 있는 건 아니다. 솔리헐 로드레인 공장의 운영 부문에서 일하는 한 매니저는 기존 주문을 빠르게 소화한 뒤에도 저조한 수요 때문에 새로 들어오는 주문이 없어 노동자들에게 일감이 별로 없을 때가 있다고 허프포스트UK에 말했다.

그는 “3개월 생산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고 통보 받았지만 모든 차량이 사실상 맞춤 생산되고 주문에 따라 생산되는데 새로 들어오는 주문이 없다”고 말했다.

″일할 게 없어서 가끔은 금요일 시프트 출근자들이 그저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는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우리 모두는 공포와 불신의 분위기 속에서 일하고 있으며, 노동자들끼리 대단한 동지애를 갖곤 했는데 매우 좌절감을 느낀다.”

″잘못된 정보들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경영진들이 공장 폐쇄에 대한 이야기는 전부 ‘가짜뉴스’라고 우리에게 말할 때면 혼란은 더 커질 뿐이다.”

생산현장 노동자들에 따르면, 재규어랜드로버 차량에 대한 수요는 고갈된 것처럼 보인다. 브렉시트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안, 디젤차량 판매 감소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46%나 감소한 것과 더불어 영국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를 강타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솔리헐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근무하는 모습. 2017년 3월1일.

 

노조 ‘유나이트’의 알렉스 플린은 재규어랜드로버가 직면한 어려움을 ”퍼펙트 스톰”으로 규정했다. 그는 또 충분한 규모의 충전소를 비롯한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실패한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뚜렷한 공포와 불확실성이 생산현장 노동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그들은 망할 뻔 했던 재규어랜드로버를 되살려 내 최근의 성공을 이끈 주역들이다.”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 디젤차량에 대한 정부의 혼선, 전기차에 대한 미적지근한 정부 지원이라는 3중고가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애스턴대 교수 데이비드 베일리는 재규어랜드로버가 단행할 생산중단으로 생산량이 1만4000~1만5000대 가량 감소함에 따라 ”연매출이 최대 6억파운드(약 8900억원) 감소할 수 있고 못해도 1억파운드(약 1500억원)는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캐슬 브롬위치에 위치한 재규어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엔진을 살펴보고 있다. 2017년 3월16일.

 

 그는 ”재규어랜드로버 판매량이 회복하지 못하는 정확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우디는 중국에서 9월에 13% 상승하는 등 기록적인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판매 부진 원인이) 재규어랜드로버의 제품 구성 때문인가? 아니면 딜러 네트워크 때문인가? 전혀 분명하지 않다.”

″영국 정부는 이 불확실성을 끝내야만 한다. 특히 브렉시트와 디젤 자동차 정책에 대해서 그렇다. 전기차에 대한 지원도 늘려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영국은 투자 흐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신기술들을 잃게 될 위험이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대변인은 ”고객 주문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생산 중단 기간 동안 노동자들의 임금은 그대로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K의 Fear And Loathing At Jaguar Land Rover – Workers Speak Out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bbda71ae4b0876edaa387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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