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잘츠부르크 EU 정상회담' 이후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관저를 떠나는 모습. 2018년 9월21일.

영국 정부는 교착 상태에 빠진 브렉시트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유럽연합(EU)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본다. 불과 6개월 뒤면, 어떤 식으로든 영국은 EU를 탈퇴해야만 한다. 정해진 건 사실상 그것 뿐이다. 앞으로 영국과 EU 회원국들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 누구도 모른다.

무역은 어떻게 할 것인지, 관세와 통관은 어떻게 할 것이며 서비스와 노동력의 이동은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아일랜드(EU)와 북아일랜드(영국) 사이에 국경 검문소를 설치할 것인지, 영국 국민과 EU 회원국 국민이 이제는 비자를 받아야 하는 건지 아닌 건지, 국경을 넘어 문제가 생겼을 때 재판은 어느 나라에서 누가 할 것인지... 목록은 끝이 없다. 

“EU가 협상을 원한다면, 진지해져야 한다. 지금 그렇게 해야 한다.” 보수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대의원들 앞에서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 도미닉 랍은 1일(현지시각) 이렇게 말했다. 더선과의 인터뷰에서는 EU가 영국 정부의 협상안에 대한 믿을 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공은 그쪽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EU의 생각은 다르다. 1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영국인들이 브렉시트로 초래된 문제들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이제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장관들을 비롯해 영국인들은 브렉시트가 얼마나 많은 질문들을 제기하는지 이제야 깨닫고 있다.” 

″브렉시트에 관해 내가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건, 영국에서 국민투표가 치러질 때 (브렉시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을 바탕으로 한 선거운동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융커의 말이다.  

사진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17년 12월8일.

 

그는 브렉시트 협상 타결이 무산돼 영국이 무작정 EU를 떠나게 될 때(노딜 브렉시트) 벌어질 일들에 대해 언급했다. 그 중에는 영국 국민과 EU 회원국 국민들이 반려동물을 동반한 채 도버해협을 건널 때 벌어질 일에 관한 얘기도 있었다. 

″매년 유럽 대륙을 떠나 (영국으로 향하)는 개와 고양이 25만마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자문해보기 시작한다면... 현재는 세관을 바로 통과하면 된다. 매년 유럽 본토로 들어오는 개와 고양이들도 마찬가지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유롭게 구경을 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내 생각에는 (반려동물에 대해) 4일 간의 격리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만약 여러분이 영국으로 8일짜리 휴가를 떠난다면 개나 고양이는 집에 두고 나오거나 아예 그냥 집에 머무르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유럽 항공편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 건가? 모든 게 잘못된다면(항공기 운항 협상이 결렬되면), 영국 비행기는 유럽 대륙에 착륙하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누군가는 (브렉시트 투표) 그 전에 사람들에게 이걸 말해줬어야 한다.”

그러면서 그는 ‘공은 EU로 넘어갔다’는 영국 정부를 겨냥한 듯 말을 이었다. ”영국인들은 우리(EU)가 영국을 탈퇴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종종 받는다. 그러나 그 반대다.”  

 

지난 7월, 테레사 메이 총리는 런던 외곽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관저 ‘체커스(Chequers)’로 장관들을 불러모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98페이지에 걸친 브렉시트 협상 계획안을 설명하며 현재 EU와의 협상 진행 상태나 의회 통과를 위해 필요한 찬성표 등을 계산했을 때 이 협상안이 유일한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공산품과 농식품 분야에서는 EU 단일시장에 남고, 서비스와 노동력 분야는 별도의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절반은 EU에 남고 절반은 EU를 떠나는 식이다.

이 ‘체커스 플랜‘은 메이 총리가 애초 공언했던 것과는 달리 사실상 ‘소프트 브렉시트’를 의미한다. 당내 강경 브렉시트파로 꼽히는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은 이에 반발하며 사퇴했다. 지금은 호시탐탐 메이 총리를 끌어내릴 기회를 엿보고 있다.

EU는 메이 총리가 반발을 무릅쓰고 들고 온 ‘체커스 플랜’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권국도 아닌 영국에게 그런 경제적 특혜를 줄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EU가 처음부터 줄곧 강조해왔던 원칙이다.

급한 건 영국이다. 총리직에 도전하며 당당하고 단호한 어조로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뜻한다(Brexit means Brexit)”는 슬로건을 내세웠던 메이 총리는, 그러나 브렉시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아직 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1년 전보다 더 불투명해진 것 같기도 하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bb2f55fe4b00fe9f4f9d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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