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결론이 나기 전날, 아는 사람이 ‘매매거래가 중지되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더니 삼성바이오 주식 수십억원 어치를 샀더라.”

국내 한 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의 전언이다. 실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지난달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회계 판정을 내리기 직전, 수많은 투자자는 삼성바이오 주식을 샀다. 그 결과 13일(9.81%)과 14일(6.70%) 삼성바이오 주가는 크게 반등했다. 일정기간 거래가 중지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시가총액 22조원에 소액주주 8만175명(2017년 12월31일 기준)에 이르는 대기업을 상장 폐지할 리 없다’는 대마불사론에 베팅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하기로 함에 따라, 일부 투자자의 ‘대마불사’ 기대가 현실화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상장폐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단, 분식회계를 이유로 상장폐지된 전례가 없다. 6조원대 분식회계가 들통났던 대우조선해양은 기업심사위 심사에서 개선기간(거래금지 1년)을 부여받는 대신 상장폐지는 비켜갔다. 5천억원 규모 매출 분식이 이뤄진 한국항공우주는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바로 거래가 재개됐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분식회계로 인한 상장폐지 전례가 없어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며 “심사연장으로 매매거래 정지 기간이 길어지면 삼성바이오 향후 수주 및 사업 동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가 계속 영업이익을 내는 등 경영의 계속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오히려 거래가 재개될 경우 불확실성이 사라져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온다. 강하영 케이티비(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식(회계) 결정 전 주가 급락에 따라 상승 여력은 49.5% 발생, 거래 재개 때 매수 추천”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기준’만 놓고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영업·재무상황 등 기업경영 계속성 △지배구조·내부통제제도·공시체제 등 경영투명성을 따져 심사하게 돼 있는데, 삼성바이오는 이에 저촉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세부 심사항목인 최대주주 및 경영진의 조직적인 분식회계 관여 여부, 분식회계의 발생연도·지속성·규모 및 현재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위반행위 중대성 여부 등을 기업심사위가 어떻게 판단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원종현 전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경제학 박사)은 상장폐지의 사회적 효과와 투자자 손해를 종합해 결론 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 피해가 크다고 상장폐지를 할 수 없다고 하면 (상장폐지) 제도를 만들 이유가 없다. 그러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한국기업 주가가 낮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나타날 것”이라며 “기업심사위가 정치적이거나 투자자를 고려한 판단을 하기보다 상장 폐지에 따른 효과와 투자자 비용(손해)을 비교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가 대마불사론에 베팅할 때 외국인들은 꾸준히 삼성바이오 주식을 처분했고, 한때 10%까지 갔던 지분율은 9.07%까지 낮아졌다. 삼성바이오 지분은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등 특수관계인이 75.09%를 가지고 있다. 기업심사위는 12월31일까지 결론을 낼 예정이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c03d40ce4b0606a15b633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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