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4일)에 상당히 황당한 뉴스를 보았다. 덴마크에서 앞으로 자국이 ‘원하지 않는’ 외국인을 덴마크 본토 해안에서 2마일 (약 3.2 km) 떨어진 리트홀름 섬에 보내기로 했다는 것이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고 하니, 덴마크가 원하지 않는 외국인이라 함은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또는 돌아갈 자국이 존재하지 않거나 전쟁 중이라 돌아갈 수 없는 난민 신청자를 일컫는다고 한다. 국회의원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평화로운(?) 나라 덴마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시작은 지난 2015년 덴마크 총선에서 좌파 그룹인 ‘레드 블록’ 이 우파 그룹인 ‘블루 블록’ 에게 근소한 차이로 아쉽게 패배하면서부터였다. 원내 제1당 사회당을 이끌던 헬레 토르닝슈미트 총리가 물러나고 내각을 우파 그룹이 차지했는데, 블루 블록의 승리에 극우 정당인 덴마크 인민당의 급부상이 큰 역할을 차지했던 것이 문제였다. 이들은 2015년 총선에서 기존의 보수 정당인 자유당마저 제치고 원내 제 2당이 되었다. 자유당은 그저 블루 블록의 기존 리더로서 체면치레로 총리만을 내세웠을 뿐이다.

때문에 자유당의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총리는 내각을 구성함에 있어 극우 인민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으니, 이 과정에서 덴마크 이민통합부 장관으로 대두된 사람이 바로 자유당 강경파인 잉어 스토른보헤(Inger Stojberg) 자유당 의원이다. 이 사람이 추진한 반이민 정책과 규제만 해도 물경 50건이 넘어가는데, 심지어 이 양반은 50번째 규제가 통과됐다며 기념으로 케이크에 초를 꽂아 든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무개념도 선보였다. 이 분은 라마단 기간에 무슬림들은 휴가를 낼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잉어 스토른보헤 장관의 또 다른 업적(...)은 바로 망명 신청자 또는 외국인에 대한 금품 압류의 자유화라 할 수 있겠다. 이 규제안은 체류 비용을 위해 망명 신청자들이 소지하고 있는 금과 보석류 등의 귀중품을 일정 금액 이상 소지했을 경우, 경찰이 이를 압류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포함된다. 이 안은 2016년 의회를 통과했다. 야권인 좌파 레드 블록은 속수무책이었다. 내각책임제 국가에서 선거에서 졌고 의회와 내각을 모두 내줬기 때문이다. 중도우파 자유당 역시 의회 내에서 의석이 인민당보다 적어 정국을 주도키 어렵다.

다시 본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또는 돌아갈 나라가 없는 이민 신청자를 본토에서 유리된 곳에 집단 수용하겠다는 이 발상은 사실 대놓고 반인권적이다. 이번 규제조치 역시 잉어 장관과 극우파 인민당의 작품이다. 이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외국인들은 길거리에서 시비가 붙어도 정당방위 요건 때문에 적절한 대응을 하기 힘들 것이며, 난민 신청자들은 쫒겨나듯 고국으로 돌아가 다시 죽음의 위기에 처할 것이다.

게다가, 극우파 모리배들이 늘 그렇지만 혐오감을 겉으로 노출시키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는 것도 확인이 되었는데, ‘원하지 않는’ 외국인들을 섬으로 실어 나르는 페리 두 척 중 한 척의 이름을 ‘바이러스’ 라고 지었다는 사실은 정말 실소를 금치 못하게 했다. 대체 이런 모욕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더 중요한 사실은, 덴마크인들이 과연 영국인이나 프랑스인, 독일인이나 미국인에게도 같은 모욕을 할 수 있을까와 그들을 쫒아내어 감히 외딴 섬에 수용할 수 있을까이다.

그러니까 늘 말씀드리는 바 아닌가. 선거에서 지면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 위선이 싫다고 악을 찍어 주면 저들은 더 이상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다. 그 대가는 결국 누가 치르는가? 바로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다며 고고한 척 백이숙제처럼 굴던 우리가 지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민자와 외국인이었지만 결국 그것은 자국민 소수자에게로 확대될 것이고 종국에는 자신들의 정의와 다른 정의를 가진 사람들을 아예 말살하려 들 것이다. 극단주의는 그런 것이다.

*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c072834e4b0680a7eca0a12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