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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스' 속 '예레미야 11장 11절', 토끼, 그리고 가위의 의미

**이 기사에는 영화 ‘어스’에 대한 스포일러가 가득합니다.**

조던 필 감독의 신작 ‘어스‘(Us)가 지난 27일 개봉했다. ‘어스‘는 필의 전작 ‘겟아웃’과 마찬가지로 상징과 복선으로 가득하다. 영화 제목은 물론이고 등장인물들의 옷에도 복선이 숨어 있다. 조던 필은 앞서 매셔블과의 인터뷰에서 ”영화의 모든 요소는 의도적으로 등장한다. 이것만큼은 장담할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작은 디테일마저 상징적이라는 것이다. 

‘어스’를 봤다면 지금도 의문스러울 다섯 가지 상징을 함께 살펴보자. 

‘어스’

‘어스’는 영어로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는 바깥세상의 인간과 그들의 분신(tethered, 영화에서 분신들을 일컫는 말) 사이의 관계(우리, Us)를 뜻한다.

또 한편으로는 미국(U.S., United States)을 의미한다. 영화는 미국 사회를 포괄적으로 그린다. 분신들은 1986년 미국에서 개최된 ‘Hands Across America’(미국을 가로지르는 손) 캠페인에서 영감을 받아 미국 전역에 걸쳐 인간 띠를 만든다. 미국 내 사회적 약자와 빈곤층을 돕기 위해 진행된 캠페인과 같이 분신들은 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손을 맞잡는다. 

또한, ”당신들은 누구냐”라는 애들레이드(루피타 뇽)의 질문에 대한 레드(분신)의 답 역시 제목이 미국을 상징한다는 증거다. 애들레이드는 레드의 등장에 ”도대체 당신들은 누구냐”라고 묻는다. 이에 레드는 ”우리는 미국인이다”라고 답하는데, 이 답변은 제목의 중의적 의미를 표현한다.

11 : 11

’11:11′이라는 숫자는 영화 내내 등장한다. 영화 초반, 어린 애들레이드가 유원지에서 마주한 남자는 ”예레미야 11장 11절”이라고 적은 팻말을 들고 있다. 또 애들레이드의 아들 제이슨(에반 알렉스)이 시계를 가리켰을 때도 11:11이라는 숫자가 강조된다. 게이브(윈스턴 듀크)가 야구 경기를 보는 동안에도 ’11:11′이 등장한다. 야구 해설가가 ”지금 11대 11로 동점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영화에서 ’11:11′은 예레미야 11장 11절을 뜻한다.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이와 같이 말하노라 보라 내가 재앙을 그들에게 내리리니 그들이 피할 수 없을 것이라 그들이 내게 부르짖을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할 것인즉 - 예레미야 11장 11절

바깥세상의 인간들은 지하의 분신들에 의해 하나둘씩 살해당한다. 인간들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리지만 그들은 결국 죽음을 맞고 만다. 재앙이 내렸고 그들이 피할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는 것. 

토끼 

조라의 티셔츠에 주목하시라.

영화는 철창에 갇힌 토끼들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카메라는 하얀 토끼 한마리를 비추다가 벽 한 면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토끼를 보여준다. 

토끼는 분신들의 주식이기도 하다. 레드는 지하세계에서 생 토끼고기를 먹으며 버텨왔다고 말한다. 

애들레이드의 딸 조라(샤하디 라이트 조셉)가 입은 티셔츠에도 ‘토끼’가 있다. 티셔츠에 새겨진 ‘Thỏ’는 베트남어로 토끼를 뜻한다. 

영화 끝 무렵에는 지하 터널을 빠져나온 제이슨이 토끼 한 마리를 안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토끼는 복제 실험 등에 자주 사용되며 번식이 빠른 동물이다. 영화에서 토끼는 복제 실험으로 탄생한 뒤 지하 터널에 버려진 분신들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던 필 감독은 앞서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토끼는 이중성을 가진 동물이다. 사랑스러운 동물로 알려졌지만 나는 토끼를 정말 무서워한다. 가위같이 생긴 귀도 너무 무섭다.”라며 영화 속 토끼의 의미를 설명한 바 있다.

가위

분신들은 모두 똑같은 가위를 들고 인간들을 공격한다. 가위는 두 개의 날이 엇갈린 형태로, 분신과 묶인(tethered) 인간들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가위는 무언가를 자를 때 사용한다. 영화에서 레드는 애들레이드와의 관계를 끊어내고 세상에 자신을 알리겠다고 말한다. 지상의 인간과 터널 속 분신의 관계를 잘라내는 것이다. 

구급차

제이슨은 옷장에서 놀 때면 문과 벽 사이에 구급차 장난감을 두곤 한다.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 옷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마지막 장면에도 구급차가 나온다. 애들레이드 가족은 모두가 숨진 샌타크루즈 해변에서 구급차를 타고 탈출한다. 앞서 ‘구조‘, ‘보호’의 상징으로 쓰인 구급차가 마지막에 다시 등장하는 것이다. 

‘스릴러’ 

어린 애들레이드는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유원지를 누빈다. 조던 필은 이에 대해 ”마이클 잭슨은 이중성의 대표적인 상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스릴러’ 티셔츠를 영화에 등장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매셔블과의 인터뷰에서 ”영화는 80년대를 배경으로 시작하는데 그 시기의 나는 잭슨을 보며 이중성을 느꼈다”라며 ”당시 그는 표면적으로 긍정적인 사람처럼 보였지만, ‘스릴러’ 뮤직비디오만큼은 미치도록 무섭게 다가왔다”라고 말했다. 

*번외: 조던 필 카메오

조던 필은 전작 ‘겟아웃‘에서는 물론이고 ‘어스’에서도 카메오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그는 판당고 올 액세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편 모두 카메오로 출연했다. ‘겟 아웃‘에서는 사슴 목소리로 등장했고, ‘어스’에서는 죽어가는 토끼를 연기했다”라고 밝혔다.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us_kr_5c9dbbd6e4b00ba6327a176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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