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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EU 탈퇴 안 한 영국이 (벌써) 여권에서 '유럽연합'을 지워버렸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미뤄졌음에도 겉면에서 ‘유럽연합’이 삭제된 여권이 영국에서 발급되기 시작했다.

이 여권은 애초 예정대로 3월29일에 영국이 EU를 떠날 것이라는 가정 하에 30일부터 발급됐다고 내무부는 밝혔다.

″겉면에 유럽연합이라는 문구를 더 이상 포함하지 않는 버건디 색상 여권은 2019년 3월20일부터 도입됐다.” 내무부 대변인의 말이다.

영국은 6월30일까지 브렉시트를 미뤄달라고 EU에 공식 요청했고, EU 회원국들은 4월12일로 브렉시트 날짜를 변경해줬다. 단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에서 통과되면 영국은 5월22일에 EU를 공식 탈퇴하게 된다.

그러나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는 5일(현지시각) 다시 한 번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브렉시트를 6월30일로 연기해달라고 EU에 요청했다.

그러나 프랑스와 스페인, 벨기에 등은 영국의 연기 요청을 그냥 들어줘서는 안 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내무부는 세금을 아끼고 남아있는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당분간” 유럽연합 문구가 적힌 여권도 발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EU가 적힌 여권과 그렇지 않은 여권 중에 선택할 수는 없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유럽연합 문구가 적힌 여권이든 적히지 않은 여권이든 영국 시민들이 여권을 사용하는 데 차이는 없을 것이다. 두 디자인 모두 똑같이 유효할 것이다.” 내무부가 밝혔다.

새 여권을 발급 받았다는 한 시민은 ”충격을 받았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아직 EU를 탈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옛 여권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이건 우리가 EU를 떠난다는 것의 실체를 처음으로 느낀 신호였다.” 

 

내무부는 이번 조치는 여권 변경 작업의 1단계라고 설명했다. 2단계는? 그야 물론 영국의 전통적인 ‘푸른색’ 여권을 되찾아오는(?) 것이다.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영국인들이 간절히 기다려 온 이 ‘아이콘’은 “2019년 말”부터 발급될 예정이라고 내무부는 밝혔다.

보수당 정부의 패배로 끝났던 2017년 총선 이후 정부는 옛 푸른색 여권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EU로부터 ”통제권을 되찾아오는(take back control)” 하나의 상징으로 포장됐다. ‘통제권을 되찾아오자’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 선거운동 진영에서 내세운 핵심 슬로건이다. 

영국의 '아이콘', 푸른색 여권. 

 

그러나 1년 전, 이 새 여권을 제작할 업체로 영국 업체 대신 유럽 업체가 선정됐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의 분노와 조롱을 불렀다.  

″지난 몇 달 동안 우리는 장관들이 기꺼이 언론에 나와서 푸른색 여권과 이것이 영국의 정체성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그러나 이제 이 상징적인 영국의 정체성은 프랑스에서 생산된다.”

당시 경쟁입찰에서 패배한 영국 기업 데라루(De La Rue)의 CEO 마틴 서덜랜드가 BBC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ca851d3e4b0a00f6d3ff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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