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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자녀를 둔 아버지는 동성애자 색출사건 피해자의 편지를 읽고 울었다 (영상)

2017년, 육군본부가 군내 동성애자 ‘색출’을 목적으로 기획수사를 벌였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후 군사법기관은  ‘군형법 92조 6항의 추행죄’ 위반을 근거로 관련된 군인들을 처벌하였으며, 일부는 항소를 포기하여 유죄가 인정되었거나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에 있다.

 

2년 여가 지난 지금,  그들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까?

군인권센터 후원자인 영화감독 변영주 씨, 성소수자 아들을 둔 아버지 조정일 씨, 이성애자 아들을 군에 보낸 어머니 윤선주 씨가 마주 앉아 그들이 보낸 편지를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군인권센터로부터 전달받은, 사례자 중 한 명의 편지 전문이다.

 

 2년 전, 저에게 왔던 한 통의 메세지가 그동안 남들에게 숨겨왔던 제 성정체성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고, 군 생활에 영향을 줄만큼의 큰 사건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자신이 군인이라며, 게이 데이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메시지를 보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물론 군인은 맞았습니다. 그러나 그 분의 옆에는 헌병 수사관이 앉아있었습니다. 수사관은 그 분에게 어플리케이션을 틀어보라 했고, 군인으로 의심되는 저를 지목하며 메시지를 보내서 성관계를 갖자고 유도하라고 시켰습니다. 제 신상정보를 확인해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소속된 부대와 계급 등을 물었고, 성관계를 가지자고 그랬습니다. 함정을 판 것입니다. 제가 성관계를 거절하자, 다른 군인과 성관계를 가져본 적 있는지도 물었습니다. 무심결에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며칠 뒤 수사관이 저를 찾아와 동성애자냐고 물으며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군인을 직업으로 선택하면서 제 성정체성이 문제가 되진 않을까 고민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 속에서 뉴스나 교육을 통해 접한 군대 내 성범죄 관련 사고는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언제든지 조심해야 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군인의 길을 택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자, 제가 짧게나마 군 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제 성정체성은 군인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는데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좋은 간부님들과 용사들을 만나 같이 동고동락을 나누며 즐거운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항상 분위기 좋은 부대라는 얘기를 들으며 그 구성원으로서 부족한 게 없게끔 노력했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나에게 부대원들은 성적인 대상이 아닌 좋은 동료들이고 지켜줘야 되는 사람들이란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성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부대에서 강제로 떠나와 있습니다. 군대에서 동성애자들은 성 군기를 문란하게 하고 계급을 이용한 성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영외로 출타하거나 휴가를 가서도 군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않기 위해 올바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일과 이후의 제 개인적인 성생활이 문제가 될 거란 사실은 꿈에도 알지 못했습니다. 서로 좋아서 만난 분과의 관계가 마치 성추행처럼 취급 받았고, 저는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저는 동성인 군인과 성관계를 가진 동성애자란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수사를 받을 때마다 저는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저의 개인적인 사생활인 성생활에 관한 사소한 점들을 모두 말해야 했으며 제 상관은 제가 어떤 성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버렸습니다. 너무나 수치스럽고 머리가 비어버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기소를 당했다는 이유로 급여가 반 토막이 나버렸지만 집에는 얘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잘 지내고 있다고 얘기하며 적금을 깨고 대출을 받으며 생활비를 보내드렸지만 모아놓은 돈이 떨어져가고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울하고 비관적인 생각은 커져만 갔습니다. 좋아하던 사람들도 못 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지내는 것은 너무나 숨 막히는 일이였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이 일을 겪으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끝까지 저를 격려해주고 지원해준 친구들과 동료들에 대한 감사입니다. 이 일을 알게 된 분들은 힘이 되는 말을 해주셨고 제가 어려울 때 지원해 주셨습니다. 저는 완벽한 군인은 아니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모든 노력을 다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했었습니다. 만약 제가 동료들을 성욕의 대상으로 보고 문제나 일으키며 지냈다면 지금 제 주위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고, 이 상황을 이겨내지 못 했을 겁니다.


누군가 이성애자인지 동성애자인지 같은 개인의 성정체성 문제는 성범죄의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없습니다. 법에 관하여 잘 모르는 저이지만 동성애자를 처벌하는 것보단, 성범죄 피해자에게 피해를 고발할 용기를 주고 가해자를 엄히 처벌하는 것이 군의 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 사건이 어떻게 끝날지 알 수 없지만 저와 같은 고통을 다른 사람들이 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군형법92조의6을 폐지해주십시오. 저는 무죄입니다.

 

기사 출처 :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story_kr_5cf0e79ce4b0e346ce7c22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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